'2013 계사년 새해를 맞이하여 신년 일출 산행지로
가까운 검단산, 예봉산을 복잡해서 싫다는 이유로 금년엔 경기 양평의 용문산 백운봉으로 정했다.
일명 한국의 마터호른봉으로 해발 940m로 서울 근교에선 제법 높고 조망권도 일품이다.
1월 1일 3시 30분에 기상하여 대충 배낭을 꾸려서 양평으로 향했다.
미사리를 지나는 길에 아침을 해결할까하다 너무 이르기에 그냥 양평으로 향했다.
양평읍에 4시에 도착하니 새벽에 해장국집은 없고 김밥천국에서 떡라면으로 해결.
산행 들머리이자 날머리인 백안리 새수골에 도착하니 용문산 자연휴양림의 주차장엔 주차할 공간이 없어서
더 위로 올라가 공터에 주차을 하고 5시에 산행 출발.
새해부터 가루눈을 맞으며 백운봉 정상을 향해 계곡으로 향하는데 갑자기 어둠속에 두사람이 랜턴도 없이 내려온다.
인기척도 없었으니 놀랐으나 침착하게 내가 먼저 새해 인사를 한다.
60대 중반의 부부인데 손자 손녀들 신년산행을 배웅하고 내려오는 길이란다.
6명이 앞에 출발을 했으니 부지런히 따라가면 만날것 같다.
드디어 계곡을 지나 먼발치에 헤드런턴 불빛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산행객으로 감지된다.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 6명 대열에 합류했는데 신발과 복장을 보니 산꾼들은 아니고
오로지 신년산행 이벤트로 무장한 초보들이다.
모두들 나보다 연하이니 신년인사겸 격려의 말을 건넨다.
백년약수터을 지나 헬기장부터 주능선에 오르면 바람이 장난이 아닐텐데 이들이 걱정이 된다.
이들을 추월하여 백년약수터에서 물도 한모금 마실겸 먼저올라 휴식을 취하다 보니 이들도 약수터에 도착.
일출시간이 7:30분이면 아직도 1:30분이 남았는데 지금 출발하면 정상에서 추워서 버티기 힘들다고 하며
이들을 백년약수터 쉼터에서 더 머물다 가라고 조언을 해줬다.
6시가 되어 정상으로 모두 출발.
백년약수터을 출발하니 갑자기 눈발이 굵어진다.
능선에선 거의 소백산 칼바람 수준이다.
정상에 가야 눈내리는 날씨에 일출광경도 못 볼텐데.....여기서 하산할까 망설여진다.
그래 새해부터 중도 포기는 안되지........계속 GO.
드디어 형제약수터 갈림길에 도착, 백년약수터에서 쉬고 있을때 먼저 추월한 사람을의 불빛이 정상근처에서 보인다.
추운 날씨에 최대한 땀을 흘리지 않을려고 천천히 걸어 정상 직전에 오르니
오늘 1등으로 백운봉을 등정한 사람이 정상이 너무 춥다고 하산을 한다.
나도 오늘은 일출을 못보니 정상에서 사신만 찍고 하산한다고 하고 그와 이별인사를 나눈다.
드디어 계사년 새해 아침, 한국의 마터호른 백운봉에 2등으로 등정한다.
예상대로 정상의 눈바람은 무지막지하게 춥다.
어둠속에서 혼자 백운봉 정상의 시그널을 몇 컷 촬영후 바로 하산.
주능선을 한참 내려오니 아마도 산악회인것 같은 단체 산우들이 숨을 헐떡이며 내려 온다.
내가 먼저 새해 인사를 나누면 반갑게 인사하는 사람도 있고 무언으로 오르는 사람도 있다.
날이 밝아오는 가운데 능선에서 우측 봉우리, 내 기억으론 해발 654m의 포병 타켓이 있는 봉우리를
몇 컷 찍는다.
옛날 군생활 관측병시절, 이곳 포 사격장의 타켓 데이터(방위각, 8개단 좌표)는 40여개를 암기해야
사단, 군단 및 육군본부 측정에 임할수 있도록 트레이닝을 한다.
드디어 백년약수를 지나 계곡에 접어드니 어둠속에 만났던 6명의 초보 산군들을 만났다.
날이 밝아 보니 남녀 각각 3명씩 고딩 혹은 대학생 정도의 젊은이들이다.
계곡입구에 도착을 해서 내 카메라로 기념사진을 찍어 줄테니 내 인증샷도 한 장 품앗이 하자고 제안했다.
이 친구들이 너무 좋은양 웃으면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모두 한다.
인증샷 품앗이를 하고 오늘 무시무시한 추억의 신년산행 사고가 벌어진다.
어둠속에 언덕길을 올라 주차한 곳을 가보니 차가 내려가기가 만만치 않은 경사에 오늘 눈이 또 쌓였다.
배낭과 스틱, 아이젠을 뒷좌석에 놓고 차로 눈이 쌓인 비탈길을 내려 오는데, ABS 브레이크는 있으나마나
차가 미끄러져 내려와 커트롤이 되질 않는다.
순간, 이거 이래다 저 계곡으로 내달리면 끝장이다........정신을 바짝 차리고 미끄러져 내려오는 차를 어렵게
전원주택지 콘크리트 옹벽에 내차 조수석 범퍼를.......그냥 스턴트 맨이 되었다.
차에서 내려보니 눈 밑에는 빙판이였다...그러니 차가 미끄러져 내려오지.
삼성화재에 사고 신고를 접수하고 기다리니....금일 이지역은 사고 폭주로 출동이 지연된다는 고객님 죄송하다는 문자가 들어오고.
한참 후에 출동기사의 전화목소리......그 곳은 경사도 심하고 미끄러워 랙카차는 위험하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란다.
다시 한참후에 4륜구동 갤로퍼가 올라오다 미끄러져 다시 후진을 하여 아래에 파킹을 한 후 사람이 올라온다.
출동기사님 왈, 사장님 이런 빙판길에 어떻게 올라오셨냐며 연신 대단하시다고 한다.
내가 허허 웃으면서......연초부터 스턴트맨 촬영씬을 찍었다고 말하며........옹벽이 아닌 저곳으로 미끄러졌으면.
나는 스스로 전화도 못했을꺼라고......정말 구사일생이였다!
간신히 차를 약간 낮은 곳에 파킹을 한 후 차를 그냥 방치하고(도로 제설작업이 되어야 차량 견인 가능)
출동기사님 차로 양평역까지 왔다.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약간의 은행권을 손에 쥐어주고 중앙선 전철로 팔당역까지 왔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팔당대교를 도보로 건너 친구와 함께 놀고있는 아진이에게 피자와 귤을 한상자 사서 건네주고 귀가.
계사년 신년산행은 너무너무 많은 수업료를 지불하고(보험처리->요율할증) 마무리 한다.
천만다행인것은 자기신체사고는 전혀 없었다는것!
05:00 백안리 새수골 용문산 자연휴양림 출발.
06:52 백운봉 정상(940m)
08:00 백안리 새수골 용문산 자연휴양림 도착.
파손된 승용차를 대충 공터에 방치하고 귀가......양평공업사에서 수리후 승용차 인수예정.
▲ 어둠 속에 백년약수터 촬영.
▲ 백운봉 정상의.......백두산에서 공수해온 통일석 촬영......카메라 자체 후레쉬가 없어서 헤드랜턴으로 비추며 촬영.
▲ 백운봉 정상석.
▲ 백운봉 정상의 이정표.
▲ 하산길에 형제약수터 갈림길 이정표.
▲ 주능선 하산중에 여명이 밝아오며 멀리 우측 봉우리 촬영...맨 우측 봉우리 사면이 OO사단 포 사격장.
▲ 백년약수터 근처에 도착하니 완전히 날이 밝았다.
▲ 사진 우측 봉우리가 두리봉.
▲ 새수골 계곡.
▲ 신년산행 인증사진 품앗이본......학생들이 너무 웃지않는 표정이라고 깔깔 웃는다.
▲ 중앙선 전철로 귀경길에 양수철교를 건너며 전철에서 북한강 신년사진.......북한강 대성리와 문호리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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